허수아비
Posted by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허수아비1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헤진 추억만으로 한 세월 견뎌 왔으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고 묻지 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 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허수아비는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 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허수아비2 살아가다 보면 사랑한다는 말 만으로 부족한 것이 또한 사랑이었다. 그에게 한 걸음도 다가갈 수 없었던 허수아비는, 매번 오라 하기도 미안했던 허수아비는 차마 그를 붙잡아 둘 수 없었다. 그래서 허수아비는 한 곳만 본다. 밤이 깊어도 눈을 감지 못한다. 허수아비 그 이후 밤만 되면 허수아비는 운다. 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