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의 아침..

 

전선의 아침


첫닭이 울고 고향집 굴뚝에
연기 날리던 해뜨는 이땅
그리운 나라,
내 어머님의 나라

나는 내형제의 가슴에
총구를 향한채
새벽을 맞는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도
철따라 변해가는 이 산도
한점 구름도
머물지 않는 이 하늘도
지난날의 그 강, 그 산,
그 하늘이건만

어이해 논밭을 갈던
괭이는 총알이 되고
나물 캐던 호미는
포탄이 되어
어머님 여린 가슴 시리게 하고
두눈 가득 눈물 고이게 하는지

어머님 새벽 안개 사이로
여명이 밝아 옵니다
허리 잘린
상처입은 밤이 지나갑니다

총도 없고
이념도 없고
철조망도 없는 아침..

정녕 그날이 오면
이한몸
당신의 하늘가
구름 낮은곳에 버려져
산산히 화해 버린다 해도
한점 아까울게 없는 아침이겠습니다.

서부전선, 어느 아침을 맞으며..

- 스물둘 비망록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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