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군대에 보낸 친구의 부탁으로 쓴 편지..^^

황용군에게
 
먼저 이 편지를 쓰는 사람이 아리따운 처자가 아님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네
나는 황용군의 어머니 초등학교 친구임을 알려두네
'엄마 초등학교  친구가 웬 편지?'를 하겠지
더구나 남자동창이라니..ㅎㅎ
 
엄마랑 아저씨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도 벌써 30년이 흘렀다네..
그 시절에는 시대적 분위기도 그렇고,,
남녀간에 편하게 어울리는 그런 시절이 아니어서
어울리고 대화해본 기억이 없었는데..
이제 40대 중반에 이르니 어린 시절의 수줍고 부끄러웠던게 사라지고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네..
아마도 우리가 나이를 먹었다는 거겠지
 
어린시절 한 동네 살았던 친구가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으니..
어찌 반갑고 좋지 않겠는가
30년만에 만나본 친구들..
30년전의 아이는 어린시절의 모습을 담은 채, 다들 40대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가 되있었지..
아버지로 어머니로 그렇게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네
한사람의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서 자식 걱정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숭고해 보였네
군에간 자네를 걱정하면서 편지 꼭 부탁한다고 하여.. 그 정성에 이렇게 편지를 써보는거니
예쁜 처자의 편지가 아니더라도 실망하지 말게ㅎㅎ
 
대한민국 남자로 군대선배로서, 세상을 먼저 살아온 인생선배로서
자네를 조카처럼, 아들처럼 생각하고 편지를 써보는거네
 
나는 백령도(제6해병여단), 김포/강화(제2해병사단)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전역을 했다네
20여년전 그때는 지금보다 열악하고 구타가 난무했던 환경이었지만..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복무환경이 많이 좋아졌으리라 생각이드네만
해병대나 여타의 특수부대가 힘들고 고생 한다고 하지만.. 육체적 고통이 조금 더 할뿐
제복을 입은 자체만으로 힘들고 고달픈것은 육,해,공군 특수부대 모두 똑 같다고 생각하네
 
남자들 국방의 의무와 관련된 유머가 생각나네
현역- 금메달(국가가 보증해주는 최고 품질이니까ㅎㅎ)
예비군- 은메달
민방위- 동메달
민방위 끝나면..똥메달(똥값)
그러고 보니 우리세대도  민방위 끝나서 이제는 몸값도 안쳐주는 세대가 되었네ㅎㅎ
 
훈련병 기간인데..
아마도 지금쯤이면 뭐든 생각만 하면 다 먹고 싶을테고...
많은사람들이 보고파지는 시기가 아닐까 싶구만..ㅎㅎ
 
남자에게 인생의 황금기요, 신체적으로 가장 왕성한 기간을 군이라는 집단속에
군복이라는 제복을 입고 통제와 절제속에 보내는 기간은..
분명 남자의 인생에 마이너스 요인이라 생각 할 수도 있겠지
만약, 그 기간에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했다면..
학업 성취와 직장내 경력과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기간이 될테니까
억울한 마음도 들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성인남자로서 당당하게 군복무를 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길 바라고
군복 안입어 본 친구들이 있다면 부러워 하지 말게나
자네는 지금 자네의 인생 가운데 가장 멋지고, 또한 가장 초라한 집단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라네.. 
 
자네가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사회에 나올 때는
자네 가슴과 머리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무언가를 담아 오게 됨을...
아마도 그때는 모를거야
그 소중한 무언가는 자네가 살아가면서 차차 알게 될것이고 느낄거네..
 
살면서 오랜만에 써보는 편지이고, 군대에 편지 써보기는 처음이네ㅎㅎ
건강하게 군복무 잘하고.. 휴가나오면 아저씨가 술한잔 사주마~~
 
건투를 빈다..
 
    이천십일년 오월 이십칠일날
    엄마의 초딩친구아저씨가^^
 

 

 

그놈이 다 그놈 같지만.. 부모의 눈 에는 콕 보인다는~~ ㅋㅋ

 

그놈이 다 그놈같네..ㅋㅋ

그놈이 다 그놈같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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