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의 독백

노을..

노을의 독백 (김영석)

이른 아침
내가 동녘을 붉게 물들일 때는
지난밤
밤새 어둠이 품었던
슬픔과 고난의 몸부림 뒤에
남겨진 눈물이 있기 때문이지

어떤 밤은
비바람과 함께,
젖은 밤을 맞기도 하고


어떤 밤은
눈보라,
혹한의 칼바람에 떨며
움츠린 밤을 보내기도 하지

때론
무더운 여름밤
숨통을 열어주는
선선한 바람을 만날 때도 있고

추운 겨울밤
얼어붙은 가슴을 녹여주는
따뜻한 바람의 위로에
눈물을 훔치기도 하지

새벽이 열리고
아침을 맞으면
지난밤 내 안에 담아둔
붉은빛 응어리들을 꺼내
동녘 하늘을 물들이곤 해

해가 뜨면
아침 해를 쫓아
햇살에 눈이 멀어
한낮의 세상사 희로애락을
내 안에 하나둘 채워가고

하루해가
서쪽 끝을 만날 무렵
사라져 가는 석양을 붙잡으며
석별의 아쉬움에
서편 하늘을
붉은빛으로 달구어 놓고
나는 눈을 감아

또다시
새 밤을 맞아
내일의 눈부신 햇살을 기약하며
고행의 밤을 이겨나가야 해

난 노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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