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산 친구
바위산 친구 (김영석)
그대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쳐있을 때..
나를 향해 기대어
위안을 받을 수 있는
큰 바위산이 되어 드리리다.
노여울 때
나를 향해 가슴에 묻어둔
말들을 쏟아낼 때...
나 기꺼이 묵묵히 귀담아줄
그대의 바위산이 되어 드리리다.
그대가 멀리 떠나가도
항상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바위산이 되어 드리리다.
언제고 그대가
다시 돌아와 나를 찾을 때
변함없이 맞아줄 수 있는 그런...
행여 영영 그대가 오지 않을지라도
난 그대의 바위산으로 남아 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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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투병중인 힘든친구를 위해 2004년 써준 글입니다.
몇년뒤 여름.. 한줌 재로 고향의 작은 산사 동백나무 아래 묻힌 친구..
2002년 가을인 듯 싶다.
초등학교 동창모임에서 본 그 친구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고
그녀는 합병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어버린 상태였었다.
세상의 어두운 귀퉁이에서 홀로 외로움과 싸웠던 친구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밝은 빛은 물론이고
세상의 아름다움도, 사랑하는 사람도..
그 어떤 것도 보지를 못한다는 크나큰 아픔이고 슬픔이었을 거다.
그때 그 여동창에게 선물로 처음 써준 글이 '바위산 친구'였다.
'바위산 친구'는 지금도 주위에 힘들어 하는 친구가 있으면
가끔씩 이 글을 선물하고 작은 힘이 되어 주려고 한다.
오늘.. 하늘나라에 가있는 그 친구를 잠시나마 회상해본다.
3년전 무더운 여름날, 서른 끝자락을 앞두고
그녀는 한줌의 재가 되어 고향에 있는 사찰 정원의 동백나무 아래에 자신의 마지막 작은 흔적을 묻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살아 있을 때 그녀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과
가까이 하지 못한 친구들의 소홀했던 잘못을 빌고 또 빌었다.
시간이 흐르고 차츰 기억은 희미해져가지만
고향 가는 길에 가끔 찾아 본 동백나무 아래에
국화꽃 한 다발 놓고서 친구로서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 자신의 위선과 오만함에 잠시 채찍을 가해본다..
현애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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