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질때

그늘진 곳에 자리한 탓에

청아한 자태를 뒤늦게 드러내던 아파트 화단 목련

수줍게 움츠리던 목련 꽃봉오리는

이제 따사로운 봄 햇살에 옷고름을 풀고 속살을 내비칠 듯

꽃잎을 벗어 흩어 날린다.

알몸이 되고서야 비로소 다시 새 삶을 시작하는

목련만의 조용한 의식이 해마다 내 맘에 들어온다.

 

한낮에 느껴지는 햇살은 뭐 그리 급한지

곧 여름 문턱을 넘어설 기세로 걸음을 재촉하는 듯

이대로라면 4월 여름을 만나지 않을까..

 

대지는 점점 푸르름이 짙어가는데....

봄날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할 여유도 없이 보내버린 바쁜 시간들

일에 묻혀버린 내 삶을 좀 더 푸르르게 가꾸어야지...

 

내 인생에 봄날은 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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