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독백

나무의 독백 (김영석)

 

가을의 바쁜 잰걸음에

여름내 붙잡고 있던 그대 손을

하나둘 가을잎으로 날려 보낸다.

 

다시 올 봄날에

파릇한 그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과 기약이 있기에

지금의 이별을 슬퍼하지 않을래

 

허허로이 남겨진 앙상한 몸뚱이는

겨울 찬바람 보다

어쩌면 남겨진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밤새워 떨고 있는지 모르지만

 

겨우내 추위와 눈보라 속에도

난 결코 쓰러지지 않아

묵묵히 내 자리에서

봄을 기다리는 나무로 서 있을 거야

 

2021년 11월 마지막날 가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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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걸음은 점점 더디어져만 가는데

계절은 저만치 앞서 달아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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