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아이 첫 휴가..

 

둘째놈이 지지난주 군에서 휴가 나왔다가 복귀했다..

학업땜에 군입대를 미루다가 학교 졸업 후
군입대를 지원하려니 코로나를 만나 군입대 지원자가 몰려서
매번 입영지원일자 병무청Site가 꼭 명절귀성객 교통수단 예매하는것 처럼 순식간에 마감이 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되던터라..
아들 입영지원 신청이 접수되는 순간 박수를 치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남들은 자식 군대 간다고 하면 서운하고 걱정이 가득이다는데
아들이 군대 간다고 좋아했던 아버지가 바로 나였다.
지난 여름 아들을 입영 보내던날,  훈련소 바래다 주러 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차량 유도선을 따라 가다보니 한바퀴 돌면서 중간에 "입영장병 하차!"와 함께 아들을 덩그러니 내려주고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작별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채 차창을 내리고 짧은 인사만 남기고 차를 몰아 나와야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다.

첫 휴가를 나온터라 둘째 아이는 집에 얼굴을 한번 보여주고는...
휴가기간 내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서 휴가를 나오지 않은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까지 했다.
내심 서운한맘도 들었지만.. 현실을 이해할 수 밖에

복귀하는날 오후
부대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부대입구에 내려주고
"사랑한다.. 건강해라~" 말해 주며 아들을 꼭 안아 주었다.
고사리손에 아장 아장 걸었던 오래전 꼬마아이였던 아들은
이제 아빠인 나두 고개를 들어 올려 봐야할 정도로 장성한 청년이 되어 있음을 실감했다.

위병소로 향해 걸어가던 아이가 갑자기 돌아서더니
백팩을 내려 놓구 그 위에 베레모를 벗어 놓더니
아스팔트 길위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 큰절을 한다..

가슴속에 울컥 차오르는 뜨거움에 눈가는 촉촉히 젖어들고..
소리는 내지 못하고 아내 모르게 눈물을 참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짜식.. 그냥 거수경례를 했더라면 아빠가 박수를 치며 좋아 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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